단 한 번도 없었다

단 한 번도 없었다. 책을 사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한 적이. 사람이 오랜 기간 경험이나 연구에서 얻은 지식을 잘 정리해 놓은 책이라는 것을 1~2만원 주고 사는 것은 너무나 갑싼 거래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그 지식을 2만원 정도로 알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멋지다. 그런데 한 번 읽고 더 이상 읽지 않는 책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생각들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최근에 교보문고 사이트에서 내가 구매했던 내역을 우연히 보게되었다. 최근 2년 동안 내가 구매했던 책 가격의 합을 내보니 2백만원이 넘었다. 이 중에서 여러번 읽었던 책을 제외한 한 번 읽고 더 이상 안 읽은 책 가격이 거의 150만원 가까이 되었다. 이렇게 보니 너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웬만하면 책을 사지 않기로.


내가 이러려고 책을 샀나 자괴감이 들어

책을 사지 않기로 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책 값이 그렇게 싸지는 않다는 점이다. 물론 초반에도 언급했던 것 같이 작가의 정수가 담긴 지식이 비싸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한 번 읽고 마는 책을 돈 주고 사는 것이 어느 순간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사다보니 책을 보관하는 것 역시 문제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샀던 편이라 집에 책이 좀 가득 쌓인 편이다. 그런데 이게 일정 수준 이상 쌓이다 보니 방의 많은 부분을 책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한 때는 책꽂이에 책만 꽂혀 있어도 그것이 모두 내 지식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는 그냥 짐으로 다가왔다. 특히나 현재 혼자서 원룸에서 사는데 이사라도 하면 다른 짐보다도 책이 부피가 어마어마 하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그래도 책을 사두고 읽지 않더라도 책장에 꽂아 두면 언젠가 읽게 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 책을 사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극을 받고 싶으면 도서관을 가는게 훨씬 낫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 의미없고 목적 없는 독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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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바로 너였어

그래서 나는 최근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고 있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면 좋은 점들이 있다. 우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기 때문에 말 그대로 책을 읽어야 하는 데드라인이 생긴다. 반납일 까지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남산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데 남산도서관은 2주 동안 책을 대여할 수 있다. 확실히 데드라인이 있다보니 차일 피일 미루지 않고 책을 잘 읽게 된다.

그리고 책이 내 소유가 아니라고 생각하다 보니 책 내용을 잘 정리하게 된다. 책을 샀을 적에는 읽은 내용을 딱히 정리하지 않았었다. 책을 샀을 적에는 책 내용이 기억이 잘 나지 않거나 확인 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그냥 그 부분을 찾아 보면 되지만 책을 빌려보면 다시 그 부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책을 빌려 읽은 뒤로는 읽은 것들을 잘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난 뒤 부터 책 내용도 기억에 잘 남고 서평쓰기도 참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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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원칙

그렇다고 해서 내가 책을 아예 사지 않는 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책을 구매하는 원칙을 세웠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한 번 읽을 것 같은지 여러 번 읽을 거 같은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사실 나는 한 번만 읽고 더 이상 읽지 않은 책들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이는 어느 순간 짐이 되었다. 그리고 솔직히 책을 구매하는 순간 한 번 읽을 책인지 여러번 읽어야 하는 책인지 가늠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자기 개발서나 소설은 보통 한 번 읽을 경우가 많다. 고전 도서나 개발 서적중 중급 레벨 도서는 여러 번 읽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만 잘 판단해도 충동적으로 책을 사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책을 읽는 데 얼마나 걸릴지를 생각한다. 책을 빌리는 것은 말 그래도 반납일이 있기 때문에 일년 내내 빌릴 수 없다. 그래서 책을 보고 빨리 읽을 수 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한다. 보통 개론서나 중급 레벨 IT도서는 금방 볼 수 없다. 이런 책들은 구매하여 두고두고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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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도 있지만

물론 책을 빌려서 보다보면 불편한 점들이 있다. 사실 나는 책에 밑줄도 긋고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책에 쓰면서 읽는 스타일이다. 사실 이것 때문에라도 책을 사서 읽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따로 노트를 펴고 책 내용을 잘 정리하면서 내 생각까지 정리하는 것이 시간은 조금 더 들지 몰라도 분명히 책에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보다 기억에도 잘 남고 따로 또 정리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다.

책을 사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았었지만 이제 조금은 생각이 바뀌어 간다. 도서관을 잘 이용하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책을 읽을 수 있다. 좀 더 일찍 도서관을 이용했으면 좀 더 많은 돈이 내 통장에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너무나 든다. 아마도 이제 더욱 더 도서관을 애용하게 될 거 같다.



운영체제

경성대학교 양희재 교수님

http://kocw.net/home/search/kemView.do?kemId=978503


컴퓨터 구조

숭실대학교 김병기 교수님

http://www.kocw.net/home/search/kemView.do?kemId=998138


소프트웨어 공학

동국대학교 최은만 교수님

http://www.kocw.net/home/cview.do?cid=b3386e025b4ea927


알고리즘

명지대학교 이충기 교수님

http://www.kocw.net/home/search/kemView.do?kemId=1124416&ar=relateCourse


데이터베이스

이화여자대학교 용환승 교수님

http://www.kocw.net/home/search/kemView.do?kemId=1064626


수리 통계학

국민대학교 강주성 교수님

http://ocw.kookmin.ac.kr/?course=12343


선형 대수

국민대학교 이옥연 교수님

http://ocw.kookmin.ac.kr/?course=351


한양대학교 이상화 교수님

http://www.kocw.net/home/search/kemView.do?kemId=977757&ar=relateCourse


확률 및 통계

한양대학교 이상화 교수님

http://www.kocw.net/home/search/kemView.do?kemId=1056974&ar=relateCourse


중국.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무엇이 느껴지는가? 넓은 땅, 수 많은 인구, 그리고 넘쳐나는 기회.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중국을 겨냥한 서비스이다. 그 전에도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프로젝트를 한 번 해봤지만 그때는 단순 소켓 통신만 하면 됐었기 때문에 복잡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달랐다. 중국은 엄청난 기회의 땅이지만 넘어야 할 벽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내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공유 해보려고 한다. 이제 막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진행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국에 아는 사람이 없어요? 아이고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중국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정말 아찔하다. 그냥 있는 정도로는 안된다. 솔직히 나는 개발자 이므로 사업자 등록이나 사무실 등록이나 하는 자세한 부분은 잘 모른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중국에 아는 사람이 없을 때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이야기 해보자.

 첫 번째는 누가 뭐래도 테스트이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우리나라는 IT 강국인지는 잘 몰라도 인터넷 속도는 정말 빠르다. 우리의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우리가 구현한 방식이 효율적이지 않아도 우리의 인터넷은 모든 것을 수용해 주신다.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곳이 있으면 전화 한 통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인터넷이 되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이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워낙 땅도 넓고 인터넷이 모두 잘 된다고 보장하지 못한다. 그런데 만약 현지에서 우리가 만든 서비스를 테스트 해보지 못한다는 건 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에서 ICP 비안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만약 들어보지 못했다면 꼭 알아야 하는 대상이다. 이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ICP 비안이 있고 없고는 중국에서 IT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 이것이 중국에게 있어 외국인에게는 발급 절차도 까다롭고 빨리 나오지도 않는다. 짧아도 3개월 길게는 1년도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런칭을 앞두고 있는 서비스가 ICP 비안이 필요한데 1년후에나 나온다면? 정말 아찔하지 않겠나! 이를 도와줄 현지 중국인은 정말 필수라 할 수 있다.


 




고민하지 말고 Aliyun!


 제목 그대로다. 잘 모르겠다면 Aliyun을 사용하면 된다. 지금 프로젝트 초반에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처음엔 아직 서비스를 하지 않을 상태여서 AWS를 사용하여 개발을 진행했다. 그나마 잘 된다고 하는 싱가포르 리전으로 개발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테스트를 해보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느리다’,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 ‘이미지가 나오지 않는다등등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동작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때부터 여러 곳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풍문으로는 AWS(베이징 리전을 제외하고)CDNetworks를 조합해서 사용한다고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CDNetworks는 편하긴 하지만 가격이 조금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던 중 중국에 출장간 팀원이 이 사정을 중국인 개발자에게 이야기 하니 돌아온 말이 “Aliyun을 사용하는데도 그런가요?”였고 이에 아니요라고 말하니 그럼 그럴 수 있죠. Aliyun을 쓰세요.” 라는 말과 함께 안타까운 눈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한 명의 이야기가 모든 것을 대변해 주지 않는다. 그래도 중국에서 통념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인 듯 했다. 그 후 Aliyun으로 인프라 구조를 잡아나갔다. AWS를 사용해 봤다면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서버 인스턴스, DB, 스토리지 서비스, CDN 모두 제공하니 일반적인 서비스라면 무난하게 Alyun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잘 모르겠다면 Aliyun부터 고려해 보자!


 




그놈의 ICP(아이 씨X의 약자인건가?!)

 

 중국에서 인터넷 사업을 하게 될 때 정말 자주 마주하게 되는 장벽은 ICP비안이다. 역으로 이것만 해결하면 정말 많은 것들이 수월하게 진행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ICP 비안 가 무엇일까? ICP Internet Content Provider 의 약자이고 비안 이란 신청 정도가 된다. 말 그대로 인터넷 컨텐츠를 제공한다는 신청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ICP 비안은 비경영성과 경영성으로 나뉜다. 느낌상 비경영성이 발급이 더 쉬워 보이지 않나? 맞다. 비경영성은 발급이 경영성보다는 수월한 편이다. 경영성은 회사의 규모 및 회사의 대표가 외국인(중국 기준)인지도 확인 한다고 한다. 특히 외국인은 쉽게 발급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 현지의 중국인 대표가 있어야 수월해진다.

 만약 도메인을 중국에 호스팅한 서버에 연결하고 싶다면? ICP가 필요하다. 내 기억으로 Alipay를 앱이 아닌 웹사이트에서 사용하고 싶다면? ICP가 필요하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곳에서 ICP가 필요하다. 그런데 만약 앱으로만 하는 서비스하고 결제도 Alipay로 앱에서만 진행한다면 Aliyun으로 진행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IPICP비안을 받지 않은 도메인을 바인딩하지 못한다.)

 ICP를 꼭 언급하고 싶었던 것은 처음에 개발할 당시 너무나도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다행 이도 중국 현지 중국 대표가 ICP 비안을 얻는데 많은 노력을 해서 빠른 시간 내에 얻었지만 만약 이걸 내가 했다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나였다면 타겟 시장을 바꾸자.‘라는 결론을 냈을지도 모른다. 중국시장을 노린다면 ICP부터 알고 넘어가자!

 



개발 팁팁!


중국인들중 절반이 인터넷에 접속, 모바일 네티즌 차지비율 90%넘어’. 20161월에 나온 신문 기사이다. 그리고 2014년을 기준으로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을 이용하는 사용자 수가 PC를 이용하는 사용자 수를 앞질렀다. 그리고 현재 중국인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PC는 잘 사용하지 않아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느껴지는 것이 있는가? 중국에서 개발 플랫폼의 우선순위는 앱 -> 모바일 웹 -> 웹사이트 순이라는 것이다. 만든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푸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해왔던 GCM를 사용할 수 없다. 중국에서는 Google이 안된다. 하지만 중국에는 대체 가능한 것들이 있다. 구글은 바이두, 유투브는 YOUKU TUDOU,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웨이보, 위챗 정도가 되겠다. 여기서 푸시는 바이두 푸시를 이용하면 된다. 더 나아가 AWS SNS를 이용하면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마나 중국어를 잘해야 하는지 궁금할 수 있겠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단 필자는 중국어는커녕 한자도 잘 모른다. 하지만 구글 번역기와 개발자의 감(?)으로 개발을 진행했었고 지금까지 조금 버벅거린적은 있어도 막혀서 진행이 안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만약 회사에 중국어를 잘하는 개발자가 있다면 정말 행운이라 보면 된다.

 


나는 아직은 이런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중국 타겟으로 하는 개발의 전문가는 아니다. 지금도 모르는게 많고 아직도 개발은 진행중이며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막 중국에 서비스를 하려 첫 발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내 경험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중국! 기회는 많고 장벽도 많다. 무턱대고 들이대지는 말자. 철저한 준비하는 자세야 말로 중국에서 인터넷 사업하는 사람의 자세라고 말하고 싶다.

학부 시절 나는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고 유명 기업에서 인턴 경험까지 말 그대로 자신감도 넘쳤다.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주위에서 나에게 거는 기대들이 컸다. 이때 나 역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때 주변에서 창업을 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었다. 나도 왠지 창업을 안하면 안될 것 같았다. 하지만 경험도 없고 실력도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그때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설립한지 얼마 안되고 내가 관심있는 빅데이터를 다루며 훌륭한 사수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솔직히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2016년을 기준으로 2년 전에도 빅데이터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그렇다고 빅데이터를 다루는 스타트업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3 가지를 갖춘 스타트업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첫 직장을 스타트업에서 일했고 지금도 같은 회사는 아니지만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2년 넘게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오늘은 그걸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의욕이 넘치는 건 좋지만 나는 이사진이 아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내가 너무 한심할 정도로 실력이 없었다. 나는 내가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전은 많이 달랐다. 그래서 상당히 노력을 많이 했다. 일찍 출근해서 사수가 짠 코드를 분석했고 퇴근 후에는 이론 및 기술을 습득했다. 주말에도 혼자 출근해서 공부할 때도 많았다. 그렇게 1년쯤 흘렀을까? 실력도 쌓이고 나름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직급이 낮아도 나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낼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의견을 내는 것이지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이사진들의 일이다. 한 번은 이사진들이 내 놓은 방향이 나를 포함한 직원들과 일치 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던 적이 있었다. 우리는 이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견을 내는 것 까지다. 이사진들이 선택했다면 그 선택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그 선택이 성공하도록 계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직원들이 할 일이다.

이상하게 그때는 의욕이 넘친 건지 오만했던 건지 흔히 말해서 삐뚤어졌다. 다시 생각해봐도 그것은 오만이고 그렇게 의사 결정을 하고 싶다면 그 회사에 투자하든지 스스로 사업을 하든지 해야 한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은 맞으나 주인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기술력, 인맥, 자본 셋 중 하나도 없다면 좀 기다려

 나는 이번이 두 번째 스타트업이다. 그리고 평소에도 스타트업과 창업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내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니 창업에 있어서 아이디어 이외에 3가지 요소는 있어야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버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내가 생각하는 3가지는 바로 기술력, 인맥, 자본 이다.

 만약 스타트업 기업에서 핵심 기술이 있고 다른 기업에서 쉽게 만들 수 없는 것이라면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사업을 진행하다가 그 사업 아이템이 호응을 얻지 못하더라도 기술을 중심으로 피봇(pivot)할 수 있다. 그 단적인 예가 버즈니가 아닌가 싶다. 핵심 기술이 있으니 하락세에서도 버틸 수 있고 사업의 방향도 쉽게 바꿀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맥 또한 무시 못한다는 사실을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깨달았다. 별로 어렵지 않지만 확실히 돈이 되는 프로젝트를 인맥을 통해서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뿐이랴. 투자를 받는 상황, 개발하기 어려운 부분을 외주를 주는 상황 등등. 만약 다양한 분야에 훌륭한 인맥,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면 언제 어느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스타트업에게 정말 큰 힘이 된다. 반대로 훌륭한 네트워크가 없다면 말 그래도 정말 힘들다. 모든 문제들을 스타트업 내에서 해결하기엔 인력과 능력이 제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본은 말할 것도 없다. 자본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먼저 출시 된 서비스의 후발주자가 엄청난 자본으로 광고를 타면서 시장 점유율을 한 번에 압도하는 경우 말이다. 현재 일하면서도 이런 경우를 몇 번 봤는데 먼저 출시를 한 회사는 정말 눈 뜨고 코 베이는 격이다.

 만약 창업을 하려고 한다면 나는 이 3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충족되는 부분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만약 하나도 해당하는 것이 없다면 미안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하지만 죽 쒀서 개주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외국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는 것

 나는 이상하게 한국 시장을 타겟으로 스타트업에서 일해보지 못했다. 지금도 중국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외국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한국이 아닌 세계를 노리는 기업이라니!’ 그런데 이게 개발자에겐 상당히 어렵게 다가온다. 만약 현지에 개발팀이 없다면 힘든 부분이 이만 저만 아닐 것이다. 분명히 다른 부서(파트)에서도 쉽지 않겠지만 개발자의 관점에서 어려운 부분을 두 가지만 다루려 하고 추후에 자세하게 한 번 더 다루겠다.

 일단은 첫 번째로 힘든 점은 외국은 우리나라만큼 인터넷이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팀에서도 가끔씩 나의 개발 실력이 허접해도 인터넷이 커버해주네!’ 라고 습관처럼 말한다. 다들 알다시피 우리나라 인터넷 속도는 정말 빠르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준으로 개발을 하면 외국에서 작동하지 않을 확률이 경험상 상당히 높다.

 그 뿐만이 아니다. 현재 중국을 대상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심지어 되지 않는 것들도 많다. 중국을 대상으로 개발을 해봤다면 알겠지만 일단 구글의 서비스를 쓸 수가 없다. Push를 쉽게 할 수 있는 GCM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이번 개발에 AWS를 사용했었는데 속도가 정말 느리다. 그렇다고 베이징 리전을 사용하려 한다면 ICP 비안을 받아야 한다. 이게 한국인이 받으려 하면 정말 오래 걸린다. 만약 데드라인이 가까운데 이것을 몰랐다면 답이 없는 상태가 된다.

 다음으로 피드백이 너무 느리다는 점이다. 앱을 출시 하고 나서 얼마나 빠른가 확인을 해야 하는데 만약 타겟 국가에 개발팀이 없거나 더 최악으로 아무도 없는 상황이라면 테스트를 해볼 수가 없다. 첫 번째 이유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테스트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된다.

 개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기획 및 디자인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사용자들이 사용할 서비스는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가 녹아져 있다. 만약 개발자 및 디자이너가 그 국가 사람이 아니면 정말 난감하다. 그리고 만든 서비스가 어떤지 피드백을 받기가 상당히 힘든 경우도 많다. 상상해서 디자인과 개발하는데 확실히 한계가 있다.

 그것 이외에도 정말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이 있다. 각 국가는 느린 인터넷 속도에서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발력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타겟 국가에 개발팀이 없다면 조금은 신중하게 그리고 많은 조사 후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 열심히 개발한 것이 정말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자꾸만 늘어나는 기능

스타트업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수 중 하나는 이런 저런 기능들을 모두 붙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능도 있으면 좋을 거 같고 저런 기능도 있으면 좋을 거 같고 그래서 덕지덕지 붙여서 어느새 거대한 서비스가 되어있다. 왜 자꾸 기능을 추가하게 되는 걸까?

일단 어떤 사업을 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명확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거 같다. 혹은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추상적으로 알고 있을 경우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아니 어떻게 사업을 하면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모를 수가 있지?’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빈번하다. 그저 추상적으로 ‘~하는 서비스야라고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서비스의 중심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고 필요할 것 같은 기능들을 추가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능을 많은데 뭐가 핵심인지 모르는 서비스가 된다.

다음으론 명확한 타겟층을 찾지 못했을 때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하게 되는 것 같다. 명확한 타겟층이 없다 보니 이 사람들에겐 이런 기능이 필요해, 저런 사람들에겐 이런 기능이 필요해하며 자꾸만 기능이 추가 된다. 그리고 이것은 일반적으로 단순한 예측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서 정작 필요하지 않은데 추가될 때가 많다. 사용하지도 않을 기능을 꾸역꾸역 넣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힘들고 지친다.

스타트업은 아직 도마뱀이다. 스타트업이 공룡처럼 느려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덕지덕지 붙어있는 잡다한 기능들 보다 핵심적인 기술이 중심이 되어 재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어설프게 공룡 흉내를 내면서 움직였다가 잡아 먹히게 될지도 모르다.



나는 지금도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아직까지 스타트업의 열정이 좋고 성공에 대한 갈망하는 것이 좋다. 물론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힘든 점도 많다. 또한 그래도 괜찮은 기업에 가는 것이 맞는 거였나라는 후회가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개발 스택으로 개발할 기회가 많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나는 좋다. 그리고 이번 글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제 그리고 오늘 그리고 미래에 경험하고 느낄 경험들을 다시 또 공유해야겠다.

[참고 자료]

[모바일 시대의 사람들] (10) 버즈니가 4번 피벗하고도 살아남은 비결은?

http://www.mobiinside.com/kr/index.php/2015/12/10/buzzni-interview/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20가지 이유] 18네트워크 미활용

http://www.demoday.co.kr/blog/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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